은모래 05 2021. 3. 1. 00:17

너에게 난

             - 하선숙

아픔의 무게를 못 이겨
뚝뚝 떨어지는 너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쓸쓸하게 바스락거리는
너의 울음을 귀 담아 들어 주는 일

이리저리 흩날리며
부서져 버리는 너를
절정의 몸부림이라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새기는 일

또 다시 돌아오는 날
아무렇지 않게
따뜻이 반겨 안아줄 수 있도록
그때까지 기다려 주는 일

나는 너를
바라볼 수밖에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이렇게 보낼 수밖에 없어서
그냥 아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