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이 있는 곳에서

가을의 煥

은모래 05 2019. 9. 19. 23:32

하늘이 높아진만큼

땅심도 깊어져가네

코스모스가 땅심을 깊게 해주는 꽃이란 걸

난 너무 늦게 알았었지

너를 늦게 안 것처럼..

 


우리가 밤을  나누며 이야기 할 동안에도

난 너의 텃밭을 생각했어.

네 영혼이 자라난 그 텃밭에서

이름모를 꽃잎 하나를  가슴에 품고

오랜 그리움을 키웠을  너의 아픈 눈빛을 상상해 본다.

 


비가 내린 음습한 여름날 밤에는 

한층 붉어져있을

석류나무를 만져보고 싶었어.

나는 왜,
 
너의 정원에 석류나무가 있을거라 믿었을까.

이름없는 돌에 새긴 너의 깃털이

대칭으로 상치되는 밤이라 그런걸까.


희망과 열정의 색으로

잔잔한 눈빛 한번 던져둘 가을이 오면

흔들리는 코스모스 꽃잎처럼

바람에 곱게 너를 뉘이고싶어.

 

오래전 기적이 끊긴 기찻길에

회색으로 빛이 바랜 철목들이 정겨울때도 있듯이

나도 그렇게 조용히 네 옆에서 회색빛이 되고싶어.


가자...

흔들리며 다가올 하얀 가을의 정원으로..


-  가을의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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