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이 있는 곳에서

[스크랩]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 편지

은모래 05 2012. 8. 28. 11:02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 편지 / 雪花 박현희
아마 내가 당신을 만난 건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던 
늦가을 어느 날이었던가요.
 
지난밤 내린 소슬한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채 
길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겹겹이 쌓인 단풍잎이 하도 고와 
빨간 단풍잎 한 장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 고이 접어 두었지요.
 
곱디고운 단풍잎에 그리움 싣고 
당신이 내게 오시려고 
그날따라 붉게 물든 단풍잎이 
그리도 고왔나 봅니다.
 
내 안에 당신을 담은 가을은 
해가 바뀌고 철이 바뀌어 
또 이렇게 같은 계절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 맞이하는군요.
 
숱한 세월 뒤로 한 지금에도 
여전히 하얀 그리움으로 자리한 당신에게 
이 가을 어느 하늘 아래에서 
나처럼 살아갈 당신의 행복을 빌며 
내게 남은 마지막 사랑을 실어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 편지를 띄워 보냅니다.


출처 : 추억의 책장을 열면
글쓴이 : 설화 박현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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